이정전 명예교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사회정의의 관점에서 비판한 저서 『시장은 정의로운가』를 출간하였다. 이 책은 총 9개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으며, 빈인빈 부익부, 만성실업, 승자독식, 부당거래, 물가상승, 탐욕 등 자유경쟁시장의 그림자를 들어 공리주의적 시장경제철학을 논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비판에 머무르지 않고,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듯이, 날로 갈등의 양상을 더해가는 보수와 진보가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 경청하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시장의 공정성에 관하여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왜 다른지를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당면한 현안을 생각해 보는 . . 그런 소망을 담아낸 것”이라고 한다. 소통적 합리성를 추구해야 한다는 하버마스의 메시지로 책을 마무리하는 것도 같은 뜻으로 보인다. 이 책의 모든 논의는 오늘 한국이 처한 사회경제 상황을 놓고 시의성 높게 전개되며, 신뢰와 도덕, 정의와 상생을 지향점으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