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인사말

환경대학원의 비전은 기후 위기와 경제 위기, 질병위기, 불평등 위기라는 다중 복합위기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도시·환경 분야 혁신을 주도해 갈 미래 인재 양성입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은 50년 전인 1973년 도시·환경 문제를 학제간 융합을 통하여 해결하기 위해 출범하였습니다. 무려 반세기 전 환경이란 용어가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전, 국내는 물론 세계사적으로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하던 때, 학제를 넘나드는 융합적 접근이 낯설게 느껴졌던 시기에, 시대를 앞서가는 관심과 안목으로 탄생하였습니다. 환경과 도시라는 영역은 다양한 문제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으면서 문제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상호 연계되어 있어서 특정 분야만의 전문지식과 기술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학문 분야가 지혜를 모아 통합적이고도 총체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환경대학원에서는 바로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 배경을 가진 교수와 학생 들이 특정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상호 학습하고 소통하며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환경대학원은 환경계획학과와 환경설계학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학과에는 각각 도시 및 지역계획학/교통학/환경관리학/도시사회혁신 전공과 환경조경학/도시환경설계 전공이 있습니다. 1968년 행정대학원의 “도시 및 지역계획학과”에서 출발하여 환경대학원의 모태가 된 도시 및 지역계획 분야를 유지·발전시키면서 시대적 흐름과 함께 보다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전공을 설치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모태가 된 국토 및 지역계획과 도시계획은 물론이고 도시재생, 도시 및 사회 혁신, 사회적 경제, 부동산, 교통과 물류, 환경, 기후변화, 에너지, 생태, 조경, 도시설계, 문화환경과 관광, 경관과 공공디자인 등 보다 다양하고 세분화된 주제로 경계를 넓히고 서로 아우르면서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경대학원은 지난 반세기 동안 도시와 환경이라는 공간에 공공의 가치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도시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고 높이기 위해, 숱한 생명과 그들의 활동을 담고 있는 도시·환경의 속성을 깊이 있게 이해하며 도시·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을 탐구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도시·환경 정책과 계획, 설계의 여러 분야를 폭넓게 아우르는 종합 교육연구기관으로 꾸준히 역할해 왔습니다. 또한 대학의 또 다른 사명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환경대학원이 속한 서울대와 관악구, 서울시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전 지구로 공간의 경계를 확장하고 넘나들며 활동해 왔습니다. 그간 환경대학원은 전문대학원으로서 다양한 주제들을 융복합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현장 문제 해결 역량을 지닌 전문적이고 혁신적인 인재, 공공의 가치와 포용의 가치를 실현하는 따뜻한 인재를 양성해 왔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더 넓게 세계 전체는, 21세기 최대 난제인 기후위기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 사회와 세계 곳곳에서는 기후위기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으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탄소중립이 새로운 국제 규범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은 이제 더 이상 환경이란 범주에 갇혀 있지 않고 우리의 경제와 공간 이용, 더 넓게 우리의 생활양식에 영향을 미치면서 탄소 기반 문명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이상기후의 형태로 생명과 재산의 손실을 야기하는 물리적 위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탄소중립을 향한 산업 전환에 따른 경제위기와 코로나 대유행과 같은 질병위기, 더 나아가 사회 양극화를 더욱 심화하는 불평등위기로 이어집니다. 그야말로 다중 복합위기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은 위험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지속불가능한 현재를 바꿀 수 있는 전환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제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은 시대적 과제이자 국제사회 규범으로서 모든 학문 분과의 관심과 개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개원 반세기를 맞이한 환경대학원 또한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인식하며 새롭게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공간정책과 계획으로 우리나라 국토개발 시대를 이끌어왔던 환경대학원은 이제 기후 위기, 탄소중립 시대를 맞이하여 이 분야의 핵심적인 전문대학원으로서 지속가능성 실현을 위한 새로운 공간 정책·계획과 환경·에너지·기후변화정책 및 계획을 제시하면서 대전환의 혁신을 선도하는 역사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환경대학원은 규모는 작지만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능히 감당해낼 수 있는 역량과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세기에 걸쳐 축적된 다학제적 전통을 바탕으로 문명사적 대전환을 요구하는 기후위기 탄소중립 시대에 우리 사회와 세계가 요구하는 혁신과 포용을 지향하는 창의적이면서 따뜻한 인재를 양성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 윤순진